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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진/사진이야기

해질녘 눈썹달

by 시간기억자 2020. 1. 8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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Nikon D90

하루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도로 위에서

밖으로 보이는 눈썹달이 너무 예뻐 보여 급히 가방에 넣어놨던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.

날은 어두워지고 차는 움직이기에 혹여나 사진이 흔들릴까 걱정하며

한 장이라도 건지고 싶은 마음으로 계속해서 셔터를 눌렀다.

다행히 눈썹달이 선명하게 나타내고, 해질녘 색감이 변해가는 하늘이 잘 표현된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.

어두워지는 가운데 움직이는 차 안에 있었기 때문에 사진이 흔들릴까 봐 걱정돼서 애초에 사진 찍는 걸 포기했다면 건질 수 없는 사진이었을 것이다.

 

이처럼 우리는 어떤 순간이든 우리가 먼저 포기하지 않고 무언가 계속 시도한다면 완벽하진 않아도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.

그리고 이 날은 유독 다른 날 보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었는데, 미세먼지가 심할 때면 해질녘 하늘색이 단순히 주황색이 아니라 꼭 남색과 보라색 그 중간 어디쯤인 색감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. 미세먼지 자체는 너무 싫지만 그 날씨 가운데 표현되는 색감은 다른 상황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한 색깔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.

미세먼지가 결코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상황 안에서의 특별한 아름다움이나 의미를 찾을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해본다.

삶에서도 여러 상황이 있지만, 그 상황이 좋던, 좋지 않던 그 고유의 특별한 의미를 가질 거라고 생각이 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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